[중대신문] 청년, 왜 아르바이트 하세요?

관리자
2023-05-16
조회수 80

http://news.cauon.net//news/articleView.html?idxno=38041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발표한 ‘대학생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에따르면 2012년 5월 기준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알바) 하는 이유로 용돈 및 생활비(약 69%)를 1위로 꼽았다. 이에 더해 원하는 것 구매(약 17%), 사회경험(약 12%), 시간활용(약 2%)이 뒤를 이었다. 2023년의 청년들은 알바를 하는 이유와 의미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중대신문은 설문조사를 통해 만 15세부터 29세까지의 청년 세대가 알바를 구할 때 고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그 경험을 들어봤다.

중대신문은 9일부터 12일까지 구글폼을 통해 알바 경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시행했으며 124명이 참여했다. 알바를 할 때 가장 고려하는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시급(약 38.71%)이 가장 높았으며 주별 출근 횟수 및 근로 시간(약 29.03%), 노동강도(약 19.35%), 진로와의 연관성(약 6.45%)이 뒤를 이었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 조사가 이뤄진 2012년에는 알바 선택 시 우선 고려 사항에 관해 시급(약 52%), 근무환경(약 20%), 집, 학교와의 접근성(약 13%), 적성(약 10%), 경력개발(약 5%) 순의 응답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봤을 때 현재의 청년 세대는 이전보다 경제적인 부분에 비해 근무환경, 진로와의 연관성 등 더 다양한 이유로 알바를 선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알바를 하는 이유에서 자기만족과 진로와의 연관성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실제 알바를 고르는 기준으로 시급보다 근무환경과 경험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알바를 하는 이유로 자기만족과 진로와의 연관성을 꼽은 42명 중 23명(약 54.76%)은 근무환경과 경험을 알바 선정의 최우선 기준이라고 답했다. 시급이 최우선 기준이라고 답한 이는 42명 중 16명(약 38.1%)이다. 알바를 고를 때 시급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의 일을 할 수 있는지, 알바를 통해 어떤 경험을 얻을 수 있을지를 더 우선적으로 고려한다는 것이다.

심층 인터뷰를 통해 청년들이 알바를 고르는 기준과 이유를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 A씨(26)는 “이제는 알바도 하나의 스펙이 되는 시대라고 생각한다”며 “관련 경력이 없으면 정규직은커녕 인턴조차 뽑아주지 않는 시대라 알바에서라도 진로와 가까운 일을 경험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 재학 시절에는 사무직을 많이 지원했으나 현재는 지원하고자 하는 계열, 브랜드의 일을 찾는 편”이라고 언급했다. B학생(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은 “현재 진로와 상관없는 알바를 하고 있고 이전에도 그랬으나, 아르바이트를 구할 당시에 진로나 취업에 도움이 될 알바를 구하고자 노력했다”며 “주변에서 미디어 직무에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커리어를 쌓는 경우를 많이 봐와 알바를 구할 당시 이런 부분도 염두에 두고 관련 직무를 찾아본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알바를 처음 구할 당시에는 다른 조건을 우선 고려했지만, 점차 경험과 인간관계를 중요시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C씨(24)는 “대학생 시절에는 경력이 없어 시급이나 일의 강도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지만, 경력이 생긴 이후로는 알바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 얻을 수 있는 경험 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조금 다른 의견도 들어볼 수 있었다. D학생(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3)은 “알바를 구하며 진로와의 연관성을 따진 적은 없지만 성취감은 중요한 것 같다”며 “알바가 많이 바쁘고 힘들어도 버텨내는 것에서 오는 성취감과 내가 직접 돈을 벌어 소비한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로를 고려한다면 알바를 할 시간에 다른 활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알바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면 다른 중요한 스펙이 되는 활동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알바 환경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보였다. 이병훈 교수(사회학과)는 “외환 위기 이후로 기업이 경력이 있고 바로 일자리로 투입될 수 있는 사람을 채용하는 방식이 부쩍 늘어났다”며 “과거의 공채방식은 사라지고 경력자를 포함한 선발 경쟁 분위기가 되다 보니 학생들이 알바도 경력으로 만들고자 하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추측한다”고 언급했다.

알바가 직업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는 의견도 언급됐다. 정현철 사단법인 직장갑질119 사무국장은 “취업난이 장기화돼 과거 알바가 용돈벌이를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그 자체로 직업이라는 의미가 커졌다”고 말했다. 홍종민 알바연대 대변인은 “기왕 일을 해야 한다면 후에도 도움이 될 일를 찾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과거에는 생계비, 특정 물품의 구입 등의 필요에 의해 알바를 했었다면 최근에는 알바 자체가 생활비, 진로, 성취감을 비롯한 다양한 목적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많은 수의 청년이 알바를 해본 경험이 있을 만큼 청년과 알바는 밀접한 관계다. 이전과 같이 많은 학생이 경제적 이유로 알바를 경험하는 것도 맞지만, 더 나은 일자리,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자리를 찾으려는 심리도 드러나고 있다. 변화에 발맞춰 알바도 도움 되는 경험을 쌓을 수 있고 돈도 벌 기회가 되도록 일자리와 노동 환경도 점차 변화하길 바란다.

0 0